겨울의 추위에 권태를 느끼고 있을 때쯤 봄이 찾아왔다.
봄이 오면 부산의 벚꽃을 구경하기에도 바빴던 터라
서울에서 벚꽃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.
많은 벚꽃나무 중에서도 이제 갓 가냘프게 꽃잎을 펼친 벚꽃이 가장 예뻤다.
왠지 모를 동질감 때문일거다.
2025년 부산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올라온 서울은
너무 차갑고 모든것이 빨랐다.
서울에도 내가 설 자리가 있을까? 하는 걱정에 나의 자취방조차 편히 느껴지지 않았다.
여리고 어리숙해보이는 나무도 어찌됐건 꽃잎을 피웠고
나도 서울의 속도감을 즐기며 살고있다. 나름의 개화를 했다고 볼 수 있겠다.
가지마다 만개했던 꽃들은 잎을 떨구며 여름을 준비한다.
떨어지는 꽃잎들이 꼭 눈같다.
봄에 내리는 눈이다.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부드럽게 바닥에 착지한다.
예전에는 떨어지는 꽃잎이 그렇게 아쉽더니
올해는 끝나가는 봄을 잘 보내줄 준비가 되었는지 흩날리는 꽃잎이 달갑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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